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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15, 2020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전세난민 느는데 정부 '장밋빛 전망'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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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규제에 전월세 시장 혼란 극심
전세→반전세 늘면서 보증금도 껑충
전셋값 상승률 줄었지만 단순 통계 못믿어
최근 몇년 급등…조금 떨어져도 서민 힘들어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전세난민 느는데 정부 '장밋빛 전망' 서울 목동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서울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수천만원씩 오른 보증금 탓에 한숨이 늘었다. 청약가점은 턱없이 부족하고 현재까지 모아둔 돈으로는 매매도 힘들어 우선 전셋집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가 가격이 적당해 중개사에게 집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방금 계약이 됐다고 한다"며 "자금은 빠듯한데 전세금은 오르고 매물도 없으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울며겨자 먹기로 월세 계약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된 이후 전월세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세입자의 권리가 강화되고 유주택자들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거나, 미리 전세 보증금을 높이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보증금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선 중개사들은 "찾는 사람은 있는데 매물이 없다.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이라고 말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9510세대가 거주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현재 전세 매물이 10여개에 불과하며, 6864세대 규모의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세 물건을 찾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통계를 살펴보면 송파구의 경우 7·10대책 발표 전 전세 매물이 4711개였지만 현재는 2788개로 4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랑구(-65.0%), 은평구(-63.2%), 구로구(-51.3%), 양천구(-47.5%) 등도 전세 매물 감소폭이 컸다. 이 외에 용인시 수지구(-52.3%), 오산시(-50.3%), 의왕시(-49.1%), 부천시(-47.5%) 등 경기도 주요 지역의 매물 감소세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가격은 높고 전세 매물은 줄다보니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월세 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증금을 크게 올려주고 전세 계약을 맺고 있다.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전세난민 느는데 정부 '장밋빛 전망' 김현미 국투부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여당의 장밋빛 미래…"연말까지 전월세 안정"

전월세 시장의 혼란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늦어도 연말까지는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임대차법 시행 전 규제회피 등으로 서울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이 상승하는 등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법 시행 이후 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연말까지 전월세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수도권 약 11만가구, 서울 2만3000가구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마냥 높이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의 경우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갭투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하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단기간에 급증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이번주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17%) 대비 0.14% 오르며 상승폭을 줄였다. 최근 2주간 0.12%→0.14%→0.17%로 껑충 뛰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은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계절적 비수기와 장마 등의 영향으로 일부 수요가 감소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강남구는 0.30%→0.21%, 서초구 0.28%→0.20%, 송파구 0.30%→0.22%, 강동구 0.31%→0.24%로 '강남4구' 모두 상승폭이 전주대비 둔화했다.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전세난민 느는데 정부 '장밋빛 전망'

부동산 통계도 제각각…"시장 안정화 믿을 수 있나"

다만 단순 통계만으로 서울 전월세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이 0.17%→0.14%로 축소된 반면,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 조사에선 0.21%→0.41%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같은 부동산 관련 통계임에도 표본이나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제각각이다보니 특정 통계만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가 힘들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전세가격이 최근 몇년사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소폭 감소하는 것이 서민들에게 큰 영향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KB국민은행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9922만원으로 5억원 돌파를 목전에 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인 2018년 7월(4억5046만 원)과 비교하면 4876만원(10.8%) 상승한 것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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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6, 2020 at 09: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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