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9.29 10:06 | 수정 2020.09.29 10:54
회사원 A씨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알게 된 한 중고차 업체에 평소 눈여겨봤던 외제 중고차 견적을 문의했다. 중고차 업체를 운용하는 사기범 B씨는 A씨에게 전화로 차량 가격이 4500만원임을 알렸지만, A씨는 견적금액이 높아 망설였다. B씨는 A씨를 직장 근처 카페에서 만나 "보증금 2800만원을 내면 매월 리스(시설대여)료 100만원 중 70만원을 지원받을 받을 수 있다"며 "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B씨가 보여준 금융사와의 제휴 계약서 등을 보고 안심한 A씨는 금융사의 모바일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리스계약을 체결했고, B씨와는 별도의 이면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그의 계좌로 입금했다. 리스계약 체결 후 3개월 동안은 약속한 지원금 70만원이 꼬박꼬박 입금됐으나, B씨는 돌연 연락을 끊고 나머지 보증금 2590만원을 갖고 잠적했다.
최근 중고차 리스 계약시 보증금을 내면 금융사에 납부하는 일부 리스료를 지원해주겠다며 유인한 뒤 보증금을 편취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리스계약 외 별도의 이면계약을 작성하면 안된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세달 새 금감원에 접수된 자동차 리스 지원 계약 관련 민원은 총 100건에 달한다. 자동차 리스 지원업체를 가장한 사기범들은 주로 네이버 밴드·블로그 광고 등 온라인을 통해 자동차 리스 수요자를 모집한다. 이들은 리스료 지원에 대한 이면계약을 체결한 뒤 2~3개월 동안은 리스료를 정상적으로 지원해 사람들을 안심시켰다가, 갑자기 지원을 중단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보인다. 리스 계약자들은 거액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뿐 아니라, 리스계약에 따른 리스료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한다.
금감원은 리스계약 외 별도의 이면계약을 작성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고차 리스와 관련해 금융사는 이면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금융회사의 제휴업체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그 누구와도 이면계약을 맺어선 안된다"며 "신용도 조회 의뢰, 리스료 견적 등을 대행해주면서 마치 금융사와 연관있는 것처럼 보여 이를 믿고 이면계약을 체결한다고 해도 해당 계약은 금융사에 대한 효력이 없다"고 했다.
월 리스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 금액을 먼저 납부했다면, 금융사 리스계약서상 ‘보증금’ 혹은 ‘선납금’ 항목에 해당 금액이 기재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면계약에 따른 보증금은 소송 등을 통해 회수해야 하는 등 금융감독당국의 분쟁조정절차를 이용할 수 없어 구제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September 29, 2020 at 08:0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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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내면 매달 지원금”… 중고차 리스료 대납 사기 ‘주의보’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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