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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3, 2020

니퍼트처럼 '뜨거운 가을'…플렉센의 위력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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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두산 선발 플렉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두산 선발 플렉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크리스 플렉센(26)이 두산 '가을 에이스'의 계보를 이었다.
 
플렉센은 23일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5회 말 애런 알테어에게 중전 적시타, 6회 말 양의지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두산은 0-5로 패했고, 플렉센은 이번 포스트시즌(PS) 첫 패전을 기록했다.
 
경기장을 찾은 두산 팬은 투구를 마친 플렉센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당시 두산은 0-3으로 지고 있었지만, 누구도 플렉센을 비난하지 않았다. PS 내내 투혼을 발휘하며 두산 마운드 중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플렉센은 불과 나흘 전(18일) 열린 2차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을 소화했다. 5피안타 1실점으로 두산의 5-4 승리에 기여했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경기에서도 10⅓이닝을 막았다. 앞서 4일 열린 LG와의 준PO 1차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가을, 플렉센은 선발 등판한 4경기 모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2번, 시리즈(PO) MVP에 1번 선정됐다. PS에서 2경기 연속(준PO 1차전, PO 1차전)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최초 선수로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을 제치고 단일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32개) 역대 2위에 올랐다. 1위는 고(故) 최동원(1984년 35개)이다.
 
5차전에서 플렉센으로부터 홈런을 때려낸 양의지는 "PS 최고 투수를 무너뜨리고 싶었다"고 했다. 플렉센이 보여준 역대급 퍼포먼스를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이다.
 
플렉센은 올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 첫 11경기에서는 4승3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평범한 성적이었다. 7월 16일 잠실 SK전에서 타구에 왼발을 맞고 골절상을 당했다. 발을 뻗어 공을 막으려다 부상을 자초했다. 이후 54일 동안 이탈했다.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두산은 순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9월 둘째 주 플렉센은 전혀 다른 투수로 돌아왔다. 10월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85를 기록했다. 중위권에 처진 두산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다. 시속 150~153㎞의 포심 패스트볼과 낙폭 큰 커브의 조합이 돋보였다. 특히 큰 키(191㎝),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폭포수 커브'는 점차 위력을 더했다. 플렉센은 "시즌 전부터 커브를 주 무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김원형·정재훈 코치와 수차례 그립을 바꿔가며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은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준PO 1차전 종료 뒤 "플렉센이 (PS) 경험이 부족해 걱정했는데 너무 잘해줬다"고 했다. '빅게임' 울렁증도 없었다. 관중을 향해 함성을 유도하는 등 전에 없던 모습을 보여주며 더 거센 기운을 발산했다.
 
플렉센의 행보는 두산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흡사하다. 니퍼트도 2015년 정규시즌에서 부상 여파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지만, PS 5경기에서 32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두산의 KS 우승을 이끌었다.
 
플렉센은 준PO 1차전 시구자로 나선 니퍼트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경기 뒤 "살아있는 전설을 봐서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니퍼트에 버금가는 가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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