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이 끝나고 임대인이 보증금을 적법하게 변제공탁하였는데도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부동산에 물건을 놔둔 채 점유하고 있다면 이는 불법점유에 해당하여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물 내 식당을 임대차기간을 2015년 8월 1일부터 2017년 7월 31일까지로 정해 T사에 임대한 D학원은, 임대기간 만료 4개월 전인 2017년 3월 T사에 임대차계약을 2017년 7월 31일 종료할 예정이라고 통지한 다음 같은해 6~7월 두 차례에 걸쳐 임대차계약에 따른 원상회복을 이행할 것을 통지했다. 그러나 T사가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2017년 7월 31일 이후에도 식탁, 집기류 등 장비를 둔 상태로 식당을 계속 점유하자, 2017년 8월 T사를 피공탁자로 하여 임대차보증금 1억 5,000만원에서 연체차임 등 40,792,770원을 공제한 109,207,230원을 법원에 공탁하고, 한 달 뒤 T사를 상대로 식당의 인도와 인도 완료일까지 차임 상당액인 매월 29,401,000원을 불법점유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D학원은 또 T사를 상대로 인도 가처분도 신청, T사는 2017년 12월 가처분 결정에 따라 식당을 D학원에 인도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가 식당의 인도청구는 받아들이면서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계약에 따른 비용 및 필요비 내지 유익비의 상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기각되었으나,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로서는 필요비 내지 유익비를 지출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바,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의 식당의 점유가 고의나 과실에 의한 불법점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하자 D학원이 상고했다. T사는 2017년 7월 D학원을 상대로 식당에 지출한 비용의 상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었다. D학원은 항소심에서 손해배상청구액을 식당을 인도받은 2017년 12월 14일까지의 차임 상당인 114,758,740원으로 수정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5월 14일 D학원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깨고, T사에 손해배상책임도 있다는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2019다252042).
대법원은 먼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은 그 목적물을 반환하고 임대인은 연체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임차인의 목적물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은 이상,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더라도 그 점유를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고 임차인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차인이 그러한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였는데도 목적물의 반환을 계속 거부하면서 점유하고 있다면, 달리 점유에 관한 적법한 권원이 인정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점유는 적어도 과실에 의한 점유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다음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임대차보증금을 적법하게 변제공탁하였다면 피고가 식당을 인도할 의무에 대해 임대차보증금의 반환과 동시이행을 주장할 수 없고, 피고는 선행 소송에서 식당에 지출한 비용의 상환을 청구하였으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달리 피고가 식당을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없는 한 피고가 위 변제공탁의 통지를 받은 다음부터 식당을 원고에게 인도할 때까지 적어도 과실에 의한 불법점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은 원고의 적법한 변제공탁으로 피고가 동시이행 항변권을 상실하였는지, 변제공탁이 피고에게 통지된 때가 언제인지, 피고가 식당을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있는지 등을 심리하여 피고의 불법점유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June 27, 2020 at 03: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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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임대기간 끝나 임대인이 보증금 공탁했는데도 계속 점유…불법점유" - 리걸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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